숨의 숲 (가변설치, 혼합재료)

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설치작품과 더불어 편안한 오르골 소리의 공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희망으로 2021년의 마지막을 마무리하길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.

설치 이미지

미라지 : 신기루 (미디어 영상, 3’28’’)

어두워진 후, 도시에서는 수많은 빛들이 점멸한다. 차 안에서, 혹은 옥상 위에서, 자주 도시의 불빛들을 보며 얼마나 많은 삶과 공간이 있는지 불현듯 깨달으며 그 불빛들이 있는 곳에 있는 삶과 그 삶이 깃들여져 있을 공간들을 생각해보곤 한다. 어둠을 밝히는 빛들로 밝아진 공간들의 흐름은 아름다울 수 있지만, 정작 그곳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삶은 녹녹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.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어둠 속에 불빛들이 밝히고 있는 그 삶의 공간과, 내가 알고 있던 흔적들의 기억이 겹쳐지며 공명되어진다.

문득 수없이 떠다니는 불빛 사이로 기억의 조각이 부유하고 겹쳐지기도 하면서 그 사이에 어쩌면 내가 가보고 싶은 장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. 아직 만나지도 못했고, 가보지도 못했던 어느 장소, 편하고 따듯한 기운이 감싸고 아직 어떤 기억도 점유하지 못한, 그런 곳. 그런 장소가 저 수많은 불빛 사이 어딘가에, 어쩌면 하나의 불빛으로 이 어둠 속에서 밝히며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. 하나의 신기루 같은 생각이 깊고 어두운 기억의 강을 건너, 나를 설레게 한다.

이 작업은 기존에 진행했던 기억에 맺힌 장소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. 알 수 없고, 발견되지 않은 공간들에 대한 동경과, 기억에는 없지만 친근하고 가보고 싶은, 작고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신기루 같은 공간들에 대한 향수에 관한 작업이다.
-작가 노트 중-

하이라이트 영상